2008년 12월 04일
파레토 법칙(80:20법칙) 롱테일 법칙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는 연구시간 외에는 밭에서 농작물 재배하는 것이 소일거리였다. 어느날 그는 자신이 키우는 완두콩 전체 80%가 불과 20%의 콩깍지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파레토는 생각을 거듭한 끝에, 이 법칙이 인간 사회의 거의 모든 현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독창적인 이론을 완성하게 된다. 가령 국가 전체 토지의 80%는 인구의 20%가 소유하고 있다던가, 걸려오는 전화의 80%는 자주 전화하는 20%가 걸어오는 것이라든가, 회사의 총수익 중 80%는 20%의 주력 상품을 통해 나온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 법칙에 '80대 20의 법칙'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파레토 법칙'으로 부르기를 더 좋아했다.
파레토 법칙이 '진리'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적어도 인터넷이라는 괴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00년대, 롱테일(long-tail) 법칙이 새롭게 각광받으며 파레토 법칙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롱테일 법칙은 긴 꼬리를 지닌 공룡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이전까지 기업들은 고객이라는 공룡의 머리(전체의 20)에서 수익을 내서 꼬리(전체 80)의 손실을 만회하는 사업 전략을 써 왔다. 그런데 2004년 미국의 IT 전문지 < 와이어드 > 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이런 구조가 뒤집혔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머리보다 '꼬리'가 더 중요한 롱테일 법칙이 실현되었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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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히 들어보자. 앤더슨은 서점을 예로 든다. 과거의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의 판매량은 눈에 띄기 좋은 자리에 진열되는데 달려 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물리적 공간에는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서점 측은 소위 '베스트셀러'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고 덜 팔리는 책은 구석이나 창고에 쌓아둘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책도 처음에 좋은 자리에 진열되지 못하면 고객들에게 영영 외면받기 십상인 반면, 형편없는 책이 단지 자리를 잘 만나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는 점이다. 우리가 베스트셀러 선정과 관련된 뉴스에서 '금품'이나 '비리'와 같은 단어를 자주 듣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인터넷의 경우에는 공간의 제약이 없으며, 제품을 배치하는데 추가적인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모든 책이 동등한 진열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출판사의 규모에 따른 불평등이나 차별이 (거의) 없다. 검색 기능은 머리와 꼬리의 차이를 희미하게 만들고, 판매자의 조작이나 배열이 아닌 소비자의 '선택'이 책의 생사를 결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수'의 소액구매자를 통한 매출이 상위 20% 소비자의 매출을 능가하는 '롱테일 법칙'이 실현된다는 게 크리스 앤더슨의 주장이다. 롱테일 법칙은 곧 '웹 2.0'과 직결된다. '소수-상위-권력'이 다수의 취향에 따른 선택권마저 독점하던 기존 시스템을 '개인'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구조로 바꾸어 나가자는,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하자는 게 바로 웹 2.0의 정신이다.
프로야구, 파레토 법칙에서 롱테일 법칙으로
아마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 아니, 그게 야구와 대관절 무슨 상관이람. 열이 뻗쳐서 정말 "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이 " 80대 20의 법칙에서 롱테일 법칙 " 으로의 전환이 최근 우리 프로야구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잘 설명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 과거, 그리 멀지도 않은 90년대까지의 프로야구를 생각해 보자. 가끔 해주는 TV 중계는 항상 " 정규방송 관계로 여기서 마칩니다 " 로 끝나고, 저녁마다 스포츠뉴스를 '닥본사' 해야만 그날 경기 결과를 알 수 있고, 그도 안되면 700 서비스에 전화해서 10분전 했던 소리를 되풀이하는 중계 멘트를 들어야 성이 차던, '오프라인' 시대의 프로야구 말이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 TV와 스포츠신문 1면에 큼지막하게 등장하는 인물은 항상 정해져 있었다. 선동열, 장종훈, 이만수, 김성한, 어쩌다 가끔은 최진실. 미디어는 늘 톱스타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했고 그 외의 선수에 대해서는 5타수 5안타를 치거나 팔이 부러져라 역투하지 않는 이상 좀처럼 언급하는 법이 없었다. 하물며 2군에서 유니폼 바지를 바느질해가며 연습하는 선수라면, 홈런을 치는 것보다는 경찰서에 가는 편이 신문에 이름을 내는 더 빠른 길이었을게다. 기록 역시도 마찬가지다. TV 중계건 신문이건, 언제나 주목받는 것은 타율이나 방어율, 심지어는 승률과 같은 '일차원적인' 기록이었다. 양준혁이 아무리 참고 또 참으며 무수한 볼넷을 얻어내도, 해설자들은 " 적극적으로 쳐야죠 " 내지는 " 기다리면 안되죠 " 같은 멘트만을 반복했다. 그렇게, 팬들은 야구라는 공룡의 '머리'에만 주목했고 그 아래 길게길게 늘어진 '꼬리'는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슬프지만 그게 예전 프로야구의 모습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터넷의 등장과 케이블 TV의 확산으로 프로야구가 더 많이, 더 자주, 더 가깝게 팬들 곁에 찾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 매체들이 우후죽순 등장하며 수많은 스포츠 기사가 쏟아져나왔고, 팬들 역시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하드디스크를 채우고도 남음직한 많은 컨텐츠를 양산했다. TV 중계는 MLB 중계를 통해 한층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카메라 각도와 기획, 분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변화된 환경 속에서 점차 공룡의 '꼬리'가 전에 없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야구팬들은 이제 TV와 언론이 떠먹여주는 선별된 정보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스스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고, 이전까지 몰랐던 부분을 들춰내고, 프로야구에서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발견해서 공유한다. 팬들은 이제 류현진이나 이대호, 김광현에게만 시선을 집중하지 않는다. 김재걸이나 최승환, 김강민처럼 예전이라면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을 선수들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2군에서 묵묵히 훈련하는 선수와 상무에서 뛰는 선수들의 근황이 화제거리가 된다. 전력분석원이라는 신종 직업에서부터 매니저나 통역, 트레이너, 마스코트 등 '음지'에 있던 야구계 사람들이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OPS나 RC, DIPS처럼 전에라면 듣도 보도 못했을 흥미로운 기록이 마치 장비가 장팔사모 놀리듯 팬들의 입에서 자유자재로 오간다. 심지어는 야구장 신설이나 유소년 야구, 아마야구 지원과 같은 거시적인 담론에까지 관심을 갖고 토론하는 팬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그야말로 '꼬리'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과연 우리를, 그리고 프로야구를 어디로 데려갈지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유난히 '쏠림' 현상이 심하고 그래서 롱테일 법칙이 자리잡기 힘들다는 한국 사회에서, 적어도 프로야구에서만큼은 꼬리의 파워가 어느 때보다도 강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획일적인 정보와 스타 위주의 담론이 지배하던 프로야구는, 지금 웹 2.0 시대를 맞아 '다양성'과 '평등' 그리고 '소수에 대한 관심'을 지향하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지금 프로야구가 보여주고 있는 이 흥미로운 변화는, 모든게 '중앙집중'되어 있고 '일류'만을 지향하는 획일적인 한국 사회가 나아갈 탈출구를 예시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의 창시자가 전두환이었다는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고약한 아이러니가 될 것이다.
//출, 미디어 다음//
[출처] 파레토 법칙(80:20법칙) 롱테일 법칙|작성자 aquailes
출처: http://blog.naver.com/aquailes/40057110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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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12/04 14:04 | global medi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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