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07일
시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네트워크
네트워크(network)란 용어는 그물처럼 연결되어 전국적으로 같은 방송을 전달할 수 있게 만들어진 형태 '방송망'을 일컫는 용어에서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최근 네트워크는 좁은 의미만이 아닌, 폭넓은 의미로 사용되며 연계성을 가진 기술적·인적·사회적 연계체란 의미로 사용된다. 그리고 중심에는 기술과 시회, 인간이 결합된 가상공간으로서의 인터넷 네트워크가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 초기부터 네트워크중의 네트워크(network of networks)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트워크의 가치가 결국 노드(node)의 수로 환산될 수 있다는 것은 인터넷 네트워크의 확산성과 가치인 다대다(many-to-many)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네트워크로서 다대다 커뮤니케이션은 시민들이 집단으로 공통의 관심사 또는 이슈를 바탕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 연계의 수단이 된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 네트워크를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것은 다양한 특성 중에서 무한복제와 무한 생산되는 정보의 양적인 측면 때문이다.
초기 인터넷을 만들었던 인터넷 창시자들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이들은 초창기 네트워크인 아르파넷(ARPANET)에서 각자의 관심사와 학문분야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 하며 서로 정보를 공유했다. 따라서 정보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자원이 되었고 쉽게 정보를 습득하고 생산할 수 있는 열린 네트워크 아키텍처로서의 인터넷이 만들어졌다.
한편 이러한 네트워크의 총아인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흐름은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사회 법칙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회법칙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정보와 지식이 융합된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집단적이며 창조적인 정보를 연계하는 네트워크 구조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요컨대, 인터넷이 구축한 새로운 네트워크에서 정보의 확산과 연계성은 기존의 정보전달과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네트워크의 힘, 세상을 바꾸다새로운 사회운동으로서 대표적인 표징이 바로 2008년 6월에 등장한 글로벌 네트워크 촛불집회이다. 여러 차례 신문과 방송에서도 보도되었지만 6월 1일과 7일,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국교민과 유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마치 한국에서와 같이 쇠고기 협상을 비판하는 내용을 그 나라 시민들과 언론에 알리는 활동을 한 것이다. 인터넷 네트워크가 없다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인터넷 기반의 정보 네트워크의 위력을 여실히 증명해 준 사건이다.
네트워크의 힘은 이처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 주었다는 점에 주요한 특징이 있다. 이로 말미암아 네트워크로 연계된 시민들의 요구와 저항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한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광경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저 멀리 남미나 아프리카 지역의 뉴스가 보도되기도 하고 예전에 알지 못했던 사건이 인터넷 네트워크에서는 중요한 뉴스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인터넷 네트워크는 대항적인 담론의 공간으로 인식된다. 신문이나 방송과는 다른 소수의 목소리, 소외받는 목소리를 가진 이들이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인터넷 네트워크는 중요하다. 네트워크 연구자인 벤클러(Benkler)가 최근 언명한 바와 같이 네트워크 사회에서 시민단체나 소외받는 집단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유력한 매개체를 가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바로 네트워크로 연계된 시민사회운동의 등장을 지칭한 것이다.
다시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 촛불집회로 돌아가 보자. 인터넷에서 정보를 알게 된 해외교민들이 네트워크 공론장에서 토론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고국의 시민과 네티즌을 지지 지원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미주한인 교포들은 별도로 모금을 해서 국내 일간지에 촛불 지원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이번에 벌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정보 네트워크가 글로벌해짐을 알게 해 주었다.
집회장소도 다양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6월 1일 텍사스 대학 교정에서 촛불집회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뉴욕은 6월 7일, 미시건주 앤아버는 6월 11일과 12일 미시건 대학에서 촛불집회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프랑스에서도 교민과 유학생 100여명이 6월 1일 오후 5시 파리 에펠탑 인권광장에서 ‘한국의 촛불들을 지지하는 재불 한인들의 모임’을 열었다. 그리고 독일 베를린(6월 1일, 7일), 프랑크푸르트(6월 7일), 호주 시드니(6월 7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Downing Street)(6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6월 1일)에서 각각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밖에 모스크바와 세계 각지에서 적게는 몇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교민과 유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인터넷 네트워크의 연계성과 확산성은 사회운동의 법칙을 변화시키고 있다. 물리적인 제약으로 인한 시민운동의 정치자원(political resources)의 한계를 극복하고 광범위하고 폭넓은 형태의 네트워크 정보망의 구축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공유한 집단은 오프라인으로 나서게 되고 이 위력은 여러 장면에서 확인된다. 마치 네트워크 공론장에서 토론하고 오프라인으로 동원되는 형태의 시민운동이 동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인터넷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광경일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위력은 비단 정치운동에서만 인터넷 네트워크에서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사회·경제문제 등 다양한 인터넷 네트워크 분석은 그 장점이 확인된 지 오래다. 인터넷 네트워크는 국경도 없이 글로벌 정보 네트워크의 구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는 정보의 민주성에서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인터넷은 국경도 없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힘이 있다. 이번에 확인된 촛불 네트워크의 연계성과 확산성은 기존 미디어와는 다른 속도의 차이를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이런 속도와 정보 네트워크가 새로운 방식의 네트워크형 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송경재 이메일 skjsky@gmail.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skjsky7
- 기사입력 2008.11.21 (금) 13:55, 최종수정 2008.11.21 (금)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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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12/07 15:41 | global medi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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